김정호 코엑스 공간사업팀 부장
전시와 회의는 물론 공연 등 각종 행사가 무사히 치러질 수 있도록 총괄 감독하고 있다. 더 나아가 자체 안전관리 시스템 개발과 구축 노력으로 많은 인원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이는 김정호 코엑스 공간사업팀 부장의 깊이 있는 경험과 구슬땀 어린 노력의 산물이다.
지난 1979년 3월 한국종합전시장으로 오픈한 코엑스는 1986년 현재와 같은 이름으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2000년 제3차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ASEM)와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2012년 핵 안보 정상회의 등 세계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한층 주목받았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MICE
산업을 선도하는 기관답게 연간 약 150회 이상의 전시, 국제회의, 이벤트 등 2,000회 이상 개최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공간 외에 쇼핑 시설인 코엑스몰을 갖추고 있으며 주위엔 대형 광장이 네 곳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선 동문과 이어져 있는 코엑스 광장에선 주로 MICE 연계행사와
코엑스월드의 페스티벌이 펼쳐집니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인접한 케이팝(K-POP)광장은 월평균 약 500만 명이 오갈 정도로 활기가 가득합니다. 또한, 밀레니엄광장과
아셈광장이 있으며 다채로운 축제, 이벤트, 콘서트 등이 열립니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모든 방문객들에게 즐거운 경험과 추억을 선사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제가 있는 공간사업팀은 코엑스의 안전관리를 총괄 담당합니다. 앞서 밝혔다시피 이곳에선 전시, 회의, 행사를 비롯한 컨벤션 그리고 광장 이벤트가
핵심입니다. 따라서 각 부문의 준비, 진행, 철수에 이상이 없도록 관련 시스템을 강화해 왔습니다.
하루 평균 1만 2,000여 명이 방문하는 전시장은 군중 밀집이 발생하지 않게끔 세심하게 점검합니다. 아울러 회의와 행사가 동시에 열리고 있어 많은 인원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동선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야외 콘서트나 축제와 같은 공연에 관객 1,000명 이상이 모였을 땐 구체적인 재해대처계획 수립과 시행은 물론, 관계기관과
공고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유동 인구가 적지 않은 공간이기에 화재 시 더욱 혼잡해질 우려가 있어 소방 안전을 한층 중시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규격에 적합하지 않은 전시 부스 시공이나 미관상
안 좋다는 이유로 소화전을 가리는 소방기본법 위반 사항은 발견 즉시 시정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대형 국제행사 개최 시 경호 지원업무를 수행하며, 경찰과 군, 소방 등과
긴밀히 협업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저는 한국종합무역센터가 매월 여는 안전관계기관 회의의 간사를 맡고 있습니다. 해당 회의에선 코엑스와 한국무역협회, 인터컨티넨탈, 오크우드, 파르나스 호텔,
한국도심공항 등 코엑스 MICE 클러스터(CMC) 16개사의 안전관리 실무담당자가 모여 사고 사례, 대응 체계와 활동을 공유합니다. 이러한 교류를 매개로 각 사가 서로
벤치마킹하고 유대 관계를 형성하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선 공연을 시행하기에 앞서 기획사나 대행사와 사전 미팅을 추진해 안전상 취약한 요소를 검토합니다. 만약 관객 1,000명 이상이 운집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공연법 시행령 제9조 제1항에 따라 안전관리비・안전관리조직・안전교육에 관한 사항, 안전관리인력 확보와 배치계획, 공연계획서 등을 포함한 재해대처계획
수립은 기본입니다.
또한, 관련 안전관리 실무담당자와는 소통 차원에서 반드시 사전 안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동대로 케이팝(K-POP) 콘서트나 강남 페스티벌 같은 대형 행사는 미리
경찰, 소방, 구청 등이 합동으로 재해 대처 논의와 취약 요인 점검을 하고 행사 당일 역시 안전사고 대비 활동에 나섭니다.
다중운집인파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점검은 전시장 운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1㎡당 최대 4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자체 기준에 따라 면적이 1만 368㎡인 코엑스 전시장 A홀은
부스나 시설이 차지하는 공간을 제외하면 최대 4,000명까지 진입이 가능합니다. 이때 군중 통제나 동선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덧붙이자면 평소 제가 보행 안전을 중시하다 보니 전국보행자협회, 일명 전보협 회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인파가 몰리는 곳에는 통행로와 출입구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단순하지만,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자 생명과 직결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웃음)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에 따라 평균 일주일간 열리는 전시는 준비 이틀과 행사 3~4일,
그리고 반나절 동안의 철거로 일정을 수립합니다. 이러한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국내 최초로 전시장 공사 안전관리 시스템(이하 ‘S100 MICE’)을 개발・구축해 지난
2024년 1월부터 운영해 왔으며, 올해 2월 특허를 받았죠.
S100 MICE라는 명칭에서 S는 안전(Safety)을 의미합니다. 즉 MICE 산업의 안전을 100% 책임진다는 목표 아래 개발한 시스템입니다. 먼저 전시장 내부 공사를
시행하기 전 업체 작업자가 QR코드를 모바일로 스캔하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시스템에 진입 가능합니다. 이어서 위험성 평가, 공지사항, 업종별 안전수칙, 보호구
점검, 안전교육 영상(3분)확인 등 다섯 가지 절차를 간편하게 거칩니다. 모든 과정을 마쳐야 출입증 발행이 이뤄져 작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현장에서 작업 신고,
플랫폼 운용, 공사와 철거 등을 세심하게 지원하는 전문 안전관리자를 제공합니다.
시스템 비용은 전시 주최사에서 부담합니다만, 안전사고 예방 시스템과 전문 인력을 패키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에 업체 가운데 약 85% 이상이 자발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만족도 또한 상당히 높습니다.
아울러 약 1년 6개월간 운영한 결과, 나름의 수입 창출에 기여해 2024년 기준 매출이 약 4억 원에 이를 정도입니다. 2022년 중처법 발효에 앞서 시스템을 구축했고,
2024년 법 확대 적용과 동시에 대대적인 운영에 나선 보람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현재 S100 MICE는 전시장과 일부 회의 공간 중심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영역을 계속해서 확대하고자 합니다. 최종적으로는 공연에 적용하기 위해 구상 중입니다.
저는 코엑스에 몸담기 전,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에서 24년간 군 생활을 했습니다. 자연히 위험성 평가나 작업 전 근로자 안전교육과 유사한
위험예지 교육 등의 시행으로 철저한 안전 의식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기무사에서 대간첩 대테러 업무를 추진하면서 각종 사고 예방, 긴급 상황 발생 시 대응과 조치
등에 관한 경험을 축적했습니다. 이어서 한국종합무역센터 내 전반적인 안전을 총괄하는 보안업체에서 안전보안센터장으로 3년 동안 활동했죠.
2022년 3월 중처법 시행을 앞두고 열린 코엑스 공개채용에서 이러한 이력을 인정받아 입사할 수 있었고, 안전관리를 수행한 지 올해로 3년차에 이르렀습니다. 그간 저 자신이
더욱 전문적인 역량을 내재화하고자 경비지도사와 더불어 산업안전기사, 소방설비기사, 전시디자이너 1급, 축제행사안전관리사 등의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이처럼 안전을 중시하는 마인드에 기초해 S100 MICE를 선보이면서 다행히 코엑스 전시장 내 안전사고는 상당수 감소했습니다. 특히 부스를 설치하거나 철거하면서 발생하는
사다리 추락 사고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평가받았지요. 더 나아가, 2023년 3월 ISO 45001(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하도록 일조했으며, 중처법에 따른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안전한 조직 구현은 쉽지 않지만, 충분히 기반을 다져두면 선순환이 이뤄지기에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의지가 솟곤 합니다.
코엑스 내에 S100 MICE를 포함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단순합니다. 바로 안전 의식 확산이죠. 물론 안전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으나 실천하려니 귀찮고 복잡하다라는 고정관념을 넘어서기가 쉽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조직 특성과 환경에 적합한 체계를 적용하고, 지속해서 홍보하다 보면 인식은 차츰 바뀌기 마련입니다. 마침 중처법 시행이 이뤄지면서 안전 의식을 긍정적으로 고취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밝히자면 2024년 공연안전지원센터 정책 수립 자문으로 처음 참여하면서 센터의 의의와 역할에 관해 눈여겨 보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온라인 홈페이지에 자주
접속해 안전관리 자료를 참고했죠. 특히 공연 안전점검 지원은 우리 코엑스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사항이랍니다. 다만 아쉽게도 주위에선 이처럼 좋은 기관이 있는지 잘
모르더군요. 공연장 안전점검 지원, 공연종사자 안전교육, 관련 정책・전문 기술의 연구 개발과 자료 보급, 선진 무대기술 정보 공유 등 센터에서 하는 업무가 널리 알려질 때
국내 안전 문화를 더욱 확대할 수 있으리라 전망합니다.
제 생각에는 S100 MICE와 같은 안전관리 시스템을 코엑스 내 공연에 적용할 수 있도록 확대 운영해 보고 싶습니다. 또한, 최근 인공지능(이하 ‘AI’)이 화두인 만큼 저 또한 챗GPT를 폭넓게 쓰고 있는데 AI를 활용해 ‘안전관리 도우미’와 같은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공연장 규모와 환경, 세부 사항 등을 입력하고 안전관리 방안을 제시하라고 하면 방대한 학습 자료 기반으로 안내하면서 노하우를 제안하는 도구인 셈이죠. 물론 공연안전지원센터가 지원과 활성화에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