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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해요 공연안전 Safety Together
2023 Vol.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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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만드는 사람

수준 높은 관객 안전관리와 함께 나날이 성장하는 공연문화

2023 공연 안전 국제교육, 사흘간의 열정 속으로

공연문화 선진국의 관객 안전관리 노하우와 각종 사례를 폭넓게 배우는 기회가 펼쳐졌다. 지난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총 3일간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서울분원에서 열린 2023 공연 안전 국제교육(Crowd Safety Training)에 열렬한 호응이 뒤따른 배경이다. 국내 관련 분야 종사자 약 30명과 함께한 이번 교육엔 영국 교육청 공인기관인 스퀘어 미터(The Square Metre Ltd.)를 대표하는 앤디 홀린슨 CEO, 그리고 션 톨리 수석 트레이너가 강사로 참여해 알차고 뜻깊은 시간을 완성했다.

공연문화 선진국의 관객 안전관리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경험하는 기회

최근 우리나라 공연계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관객 안전관리일 테다. 지난 2022년 10월 다중밀집 사고인 서울 이태원 참사로 무려 159명이 사망한 만큼, 공연장이나 야외 행사 등에서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자못 결연할 수밖에 없다.

마침 공연장안전지원센터가 개최한 2023 공연 안전 국제교육은 일찍이 해당 영역을 깊이 있게 연구해온 공연문화 선진국의 관객 안전관리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경험할 수 있는 계기였다. 게다가 영국 교육청 공인기관에 몸담은 베테랑 두 명이 강사로서 관객 안전학 ‧ 공연 위험성 관리 분야 준 학사 수준의 단기 집중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큰 박수를 받았다.

이 가운데 앤디 홀린슨 CEO는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과 사운드스톰 페스티벌을 비롯해 다채로운 콘서트, 에어쇼, 유명 인사 참여 행사 등의 군중 관리를 담당하며 27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다. 덧붙여 ▲2007년 투르 드 프랑스 ▲2012년 런던올림픽 성화 봉송 마라톤 ▲2015년 럭비월드컵 등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또한, 션 톨리 수석 트레이너는 크림즈필드 페스티벌과 아일 오브 와이트 페스티벌, 사운드스톰 페스티벌 등을 거쳐 30여 년 동안 축적한 커리어를 바탕으로 해박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참고로 던스폴드파크 에어쇼에선 10년간 꾸준히 군중 관리를 담당한 바 있다.

짜임새 있는 커리큘럼과 자유로운 질의응답으로 전문 역량 향상

국제교육 특성상 영어로 진행한 강연에서는 영-한 동시통역을 제공해 원활한 이해를 뒷받침했다. 그래서인지 교육생 누구나 무리 없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으며, 궁금한 사항이 있을 땐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흘간의 커리큘럼 중 첫날 관객 안전 역사와 개념, 기본적인 이론 등을 살폈다면, 2일 차엔 (유동) 관객 밀집과 밀도를 파악하고 대피 이론에 맞춰 실습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 3일째에는 상황별 관객 퇴장(대피)을 중심으로 안전한 피난 계획을 설계해 보았다. 더불어 다음과 같은 종합 질의응답으로 배운 내용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Q1. 관객 긴급 퇴장(대피) 계획 수립 시 평지와 계단에서 수용 가능한 인원을 각각 다르게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요?
강의에서 관객 긴급 퇴장 시 폭(m) x 82명 x 시간(분) = 폭에 따른 수용 인원이라는 공식을 알려주었습니다. 이 공식에서 82명은 가장 최적인 상황을 가정한 인원으로, 평지에선 충분합니다. 그러나 계단이면 시간을 더 소요하기에 최대 66명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즉 최대 기준으로, 평지에선 82명, 계단에선 66명이란 차이를 염두에 두고 이동 속도를 계산해서 적용해 주세요.

Q2. 현재 관객 안전 매뉴얼 수립 과정에 있어서인지 지난 3일간의 강의가 매우 유용했습니다. 특히 긴급 퇴장 시 관객 특성과 관련해 연령대를 고려해 보긴 했지만, 신발이 미칠 영향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관객 긴급 퇴장을 대비해 우리가 계획한 안전관리 시스템의 효율이 완전히 작동하며 허점은 없는지 살피는 작업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또, 이러한 대비책이 실패하도록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확인해야 하죠. 퇴장 공간 특성과 통행, 출구 폭, 바닥 표면, 조명, 관객 특성 등이 대표적입니다. 아울러 신발이 슬리퍼나 구두처럼 편리하지 않다면 이동을 방해할 터입니다.

Q3. 야외 행사 등과 같이 상황에 따라 공연 시간이 임박해서 관객이 몰려드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안내하면 좋을까요?
일시에 관객이 몰릴 때는 대기하는 줄을 여러 갈래로 나누어 원활한 입장이 가능하도록 구성해야 합니다. 또한, 최소한의 도착 시간을 미리 안내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반입 금지 품목과 같이 공연장에 들어갈 때 시간을 지체할 만한 요소를 공지해야겠죠.
한편 우리는 교통 혼잡 등의 변수를 염두에 두고 계획해야 합니다. 정보 제공은 관리 인원 상주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 이용, 이상적인 도착 시간, 주류 반입 금지 등이죠. 이처럼 신뢰할 만한 소통이 이뤄져야 할 터입니다.

Q4. 우리 공연장은 예를 들어 관객 1,000명이 퇴장할 때 ⅔가량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 구조라서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습니다. 계단과 달리 이럴 때는 더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에스컬레이터 최상층부 첫 구간에 안내 요원을 배치해서 관객 밀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또, 탑승 시 서로 가까이 서지 않도록 안내해 주세요. 밀도가 높아지면 사실상 위험도가 계단과 비슷해집니다. 한 명이 넘어졌을 때 연쇄적으로 충돌이 일어나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더 나아가 전체 과정을 무사히 마친 교육생 28명에게 두 강사가 직접 수료증을 건네고 악수하는 훈훈한 광경이 펼쳐졌다. 차례대로 감사 인사를 나누며 활짝 웃음꽃 피운 얼굴마다 환한 성취감이 가득 어려 있었다.

Tip Box

Mini Interview

“2023 공연 안전 국제교육에 참여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더욱 성공적인 관객 안전관리를 꿈꾸며
리현군 / 동국대학교 박사과정 재학 중

“올해 서울에서 제1차 무대 리깅 실습 교육이 열렸을 땐 아쉽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제2차를 광주에서 진행한다고 하기에 회사와 상의한 끝에 드디어 참여할 수 있었어요.
이번 교육에선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을 그저 피상적으로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깊이를 더해가면서 익힐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 외부업체와의 협력 작업이나 대관 행사 시 장비를 들여오면 더욱 세심하게 살피고 점검할 수 있을 듯합니다. 아울러 우리 계룡문화예술의전당에서 기획 공연을 개최할 때 오늘 접한 지식과 정보를 다채롭게 활용해보고 싶어요.”

김승은 /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 조감독

“제가 몸담고 있는 벡스코 오디토리움은 공연을 비롯해 일반 ‧ 기업행사나 국제 회의와 같은 마이스(MICE)* 영역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또한, 2,600석 규모의 공연장을 운영하는 특성상 주위 행사와 연계해 다양한 영향을 받곤 하는데 두 분 강사님이 이러한 사례에 대해 적절히 설명해주신 덕분에 실무 측면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이번 교육에 권경환 총감독님과 같이 참여해서 관객 안전관리 방법론과 활용 사례에 대해 잘 배웠으니 돌아가면 매뉴얼 개발과 가이드라인을 더욱 짜임새 있게 완성할 듯합니다.(웃음)”

* 기업 회의(Meeting), 인센티브 여행(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 등 네 개 영역을 통틀어 의미하는 서비스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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