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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해요 공연안전 Safety Together
2024 Vol.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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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만드는 사람

오늘 기울인 노력이 내일의 공연 안전 확립으로 이어지도록

한진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공연장안전지원센터 연구원

공연 안전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수많은 실패와 개선 의지를 거듭하며 적용한 성과인 까닭이다. 이로써 완성한 선진국의 정책과 규정을 우리나라 법 제도에 반영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며 해외 교류와 대외 협력에 앞장서 온 한진실 공연장안전지원센터 연구원을 만났다.

Q1

한진실 연구원님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공연장안전지원센터에서 7년간 다양한 업무를 담당해 왔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지난 2017년 공연장 안전지원센터에 입사해 주로 공연 안전 선진국 교류, 대외 협력, 관련 정책 연구 등의 업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아울러 관련 활동이 줄어든 코로나 팬데믹 시기부터 표준개발협력기관(이하 ‘COSD’)인 한국 산업 기술시험원의 공연 분야 국가 표준(KS) 개발에 참여하기 시작했죠. 이로써 현재 국가 표준 공연 및 무대시설 전문위원회 간사 또한 담당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공연 분야 국가 표준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고시하는 공연장 무대시설 안전진단 시행 세칙의 기술 기준에 반영되기도 합니다. 먼저 기술 위원회에서 국내 공연 현장에 적합한 해외 선진 규정이나 문화 그리고 국내의 타산업계 규격 등을 참고하거나 자체적인 연구를 통해 초안을 개발합니다. 그다음 국가기술표준원 전문위원회에 상정해 확정받고, 다시 기술심의위원회의 심의까지 거쳐야 비로소 널리 활용할 수 있답니다.

Q2

연구원님이 기울인 노력의 흔적은 공연법에서도 찾아볼 수 있죠.

공연법 개정은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추진하지만, 하위법령 등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마련하게됩니다. 그러나 중앙부처에서 공연 안전에 관한 전문적인 영역을 전부 파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공연장 안전지원센터에서 법 제도에 활용할 수 있는 사항과 근거를 연구해 도움을 드리기도 합니다.
물론 저 역시 관련 업무에 동참하기도 하였는데요. 최근엔 공연장에서 발생한 중대 사고의 기준과 사고 보고 절차에 대한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지난 2022년 7월 개정한 공연법 시행령 제9조의 6(인명·시설 피해 등 중대한 사고 등)의 신설을 위해 참고 자료로 활용되었습니다.
덧붙여, 센터에서는 법령과 달리 여건에 따라 유연하게 바뀌어야 하는 매뉴얼이나 현장 가이드라인을 꾸준히 제공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창 유행한 시기에는 소규모와 중 · 대규모 공연장 환경에 적합하게끔 <공연장 감염병 대응 매뉴얼과 리플렛 형태의 안내서>을 구성했죠. 마찬가지로, 공연장 안전 매뉴얼, 재해대처계획 작성안내서 등 현장 실무를 위한 자료들을 발행하기도 합니다.

Q3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활동이 궁금합니다.

앞서 밝혔다시피, 제가 맡은 업무 영역 중 국제 교류가 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전엔 심포지움 비중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그러다가 감염병 확산 우려로 인해 많은 인원이 이동하거나 접촉하는 데 한계가 생기자, 센터에서 현장 실무 역량 강화를 위한 공연 안전 국제교육을 도입하기로 했죠. 따라서 전 세계에서 널리 인정받은 공연 안전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확보해 준비했고요. 지난 2023년 5월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서울분원 대강당에서 공연 군중 안전관리(Crowd Safety Training)를 주제로 시행한 교육이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 낸 만큼, 올해 또한 개최할 예정이에요. 더불어 해외에서 열리는 공연 안전 박람회나 콘퍼런스 등에 참석해 우수한 정책과 가이드라인을 모색해 나갈 계획입니다.

Q4

각종 연구와 공연 안전 문화 개선으로 인한 긍정적 영향이나 변화를 실감하는지요?

돌이켜 보면, 제가 센터에 입사한 초창기엔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공연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현재보다 현저히 낮은 상태였어요. 예를 들어 적지 않은 공연 종사자가 수료증 취득이나 형식적인 의무를 위해 공연 안전 교육에 참석할 정도였습니다.
반면, 지금은 정책 측면에서 안전을 강조하는 데다 교육생 역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배우려는 의지가 엿보여요. 더 나아가 센터 홈페이지나 웹진에서 개정된 공연법의 내용과 관련 제도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대응하는 분이 많아졌습니다.
지난 2018년 한 지역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발생한 무대 스태프 추락 사망사고로 인해 안전관리담당자가 무거운 처벌을 받은 사례가 있는데요. 이처럼 공연장의 관심이 단순히 공연 진행뿐 아니라 안전까지 총괄하는 범위로 확대하면서 경각심과 안전의식이 더욱 고취하는 듯해요.

Q5

돌이켜 보면 보람이나 성취감을 느꼈던 일화 또한 있을 듯합니다.

센터에서 담당한 업무를 토대로 축적해 온 노하우 전수 차원에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KoCACA)의 교육프로그램에 강연자로 참여하였을 때 뿌듯하더라고요. 같은 맥락으로, 국립중앙극장 무대예술전문인 자격검정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무대예술전문인 자격검정시험의 교재 중 하나인 <공연장안전 및 관련법규> 개정에 집필자 5인 가운데 한 명으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간의 노력이 공연예술 발전에 기여했다는 공적을 인정받아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의 영예를 안았답니다. 아울러 공연 안전을 어렵거나 귀찮게 여기던 인식이 점차 사라지고 오히려 관련 정책 취지와 적용 방안에 관심 갖는 공연 종사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서 더욱 힘나요.

Q6

우리나라 공연산업에 안전 문화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 있다면요.

해외 정책 가운데는 아직 우리나라에 도입하기엔 벅찬 규정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연구해야 하는 이유는 이러한 기준이 앞서 수많은 안전사고를 먼저 겪고 거듭해서 개선한 끝에 얻은 결과라서예요.
국내 공연 산업은 한류의 비약적인 성장과 함께 폭발적으로 발전했기에 공연안전 정책이 미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 성장과 안전 기준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찾고 지향하기 위해 공연장안전지원센터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우리 센터는 정부 정책과 현장 적용의 중심에서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었으면 합니다.

Q7

센터뿐 아니라 국내 공연산업 종사자 역시 공연 안전 확립에 동참해야 할 텐데요.

공연산업의 성장 속도 못지않게 안전 측면에서도 세대 간극이 있어요. 이전 세대는 공연에 몰두하느라 공연 안전을 비교적 가볍게 여기곤 했지만, 오늘날 젊은 층은 안전의식이 상대적으로 강한데다 현장에 적용하려는 의지 역시 좀 더 강하거든요.
물론 이 차이가 궁극적으로는 좋은 방향으로 이어져야겠죠. 무대 셋업이나 철거 시 ‘안전장치는 거추장스럽고 불필요하다’며 발전적인 시도를 꺾기보다는 같이 동참하고 독려해 주는 문화로 바뀌어야 하겠습니다.

Q8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지금까지 해온 업무는 언제나 비슷한 범위이지만, 그 결과가 발전적인 측면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항상 희망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정책과 현장에서 공연 안전이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주어진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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